예술전공을 하고 약 10년의 프리랜서 생활과 약 5년의 회사 생활을 했다. 작년 말에 퇴사하고 충분히 휴식하고 생각을 정리한 후, 지금은 창업 준비 중이다.
창업이라는 다음 챕터를 준비하면서 지난 시간을 정리할 겸 아직 이 길을 가보지 않았거나 선택의 갈림길에서 조금이나마 참고가 되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글을 쓰기로 했다.
세상 대부분의 일에 장단점이 혼재하듯이, 프리랜서 생활에도 장단점이 공존한다.
프리랜서 장점
1. 프리랜서의 가장 큰 장점은 시간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내가 일하고 싶은 시간에만 일할 수 있도록 시간을 디자인할 수 있는 것은 인생을 자율적으로 살아간다고 느끼게 한다. 나의 경우, 영화나 연극이라는 작업시간이 불규칙한 분야에 몸담고 있었기에 당시 프리랜서라는 포지션은 선택이 아닌 필수였다.
2. 프리랜서는 동시에 다양한 분야의 일을 할 수 있다. 요즘 회사에 다니면서도 여러 일을 할 수 있는 경우도 있지만, 여전히 겸업 금지 조항이 걸려 있기도 하고, 주 40시간 이상 한 곳에서 일을 하면 다양한 일을 동시에 하는 것엔 한계가 있다. 한 번에 많은 일을 했을 때, 연극 공연 준비, 번역, 영어 강사, 연기 강사, 기업 워크숍 등의 일을 동시에 한 적도 있었다. 장시간 한 가지 일에만 몰두하는 것에 싫을 내는 편이라, 나는 동시 다양한 일을 하면서 만족감을 느끼기도 했다.
3. 빌런을 오래 볼 필요가 없다는 것도 프리랜서의 큰 장점이다. 프리랜서의 경우, 장기 계약보다는 프로젝트 단위로 짧게 진행되는 일이 많기 때문에 일하다가 어쩔 수 없이 만나 빌런과 보내는 시간도 짧은 편이다. 계약의 끝이 보이기에 “3달만 참자…” 식의 마음으로 인내심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절대 다시 보고 싶지 않은 사람이면, 그 사람이 엮인 일을 받지 않으면 된다. 어느 정도 사람을 가려가며 일을 받거나, 정해진 동안만 싫은 사람을 마주치면 된다는 것은 프리랜서의 정말 큰 장점이다.
4. 쉬는 시간을 자유롭게 정할 수 있다. 회사 다닐 때는 어느 정도 맞춰야 할휴가 기간이 있고, 2주가 넘는 휴가를 가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 하지만 프리랜서일 때는 어느 정도 여유 자금이 있다면 한두 달 해외여행을 다녀올 수도 있고, 짧게 여행을 가더라도 극성수기를 피해서 갈 수 있다. 8월 휴가 기간에 여행을 가면 어디를 가든지 사람이 너무 많고, 비행기와 숙소에 들어가는 비용이 다른 때보다 훨씬 많다. 회사 다닐 때는 어쩔 수 없이 그렇게라도 여행을 다녔지만, 프리랜서일 때는 적당히 가격도 내리고 한적한 시간에 여행을 다닐 수 있었다.
프리랜서 단점
1. 프리랜서 생활을 하면서 가장 큰 단점으로 다가온 것은 아무래도 불안정성이었다. 주로 단기 계약으로 일을 하기 때문에 일을 하면서도 다음 일을 찾아야 하는 것이 생각보다 에너지가 많이 들었다. 그리고 내가 일을 안 하는 만큼 정확히 수입이 없어지기 때문에, 회사원일 때는 반가운 공휴일이 프리랜서일 때는 일할 시간이 줄어드는 의미였고, 수입이 줄어드는 의미라 공휴일이 반갑지만은 않았다.
2. 프리랜서의 치명적인 단점 중 하나는 대출 이슈였다. 대출이 안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한 달에 같은 돈을 버는 회사원은 억이 넘는 대출이 가능하지만, 프리랜서는 그에 10분의 1 정도만 대출이 나오는 경우가 허다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프리랜서는 내 집 마련이나 부동산 투자에 있어 회사원보다는 불리한 위치에 있다.
3. 혼자서 프리랜서 생활을 하다 보면 고립감을 느낄 수 있다. 오랜 시간 보면서 유대를 쌓을 동료가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혼자서 일을 하다 보면 세상과 동떨어진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외로움이라는 감정적인 접근에서의 고립감도 있지만, 정보교환 등의 실질적인 문제에서의 고립감도 상당하다. 회사에 다닐 때는 다양한 동료들이 세상 돌아가는 소식을 매일 업데이트해 주는 반면에, 프리랜서일 때는 스스로 길을 찾아 업데이트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뉴스레터 구독이나 독서 모임, 세미나 같은 행사에 따로 관심을 기울이고 참여하는 것이 도움이 됐다.
4. 시간 관리가 어려울 수 있다. 회사 다닐 때처럼 정해진 시간에 일을 하는 것이 아닌 프리랜서는 더 철저한 시간 관리와 자기관리가 필요하다. 일이 끊기지 않게, 적당한 스케줄로, 필요한 액수만큼의 돈을 번다는 것은 굉장히 많은 것들이 고려된 시간 관리가 필요하다. 프리랜서일 때부터 들인 습관 중 하나가 10년, 5년, 1년, 분기, 월, 주별로 목표를 설정하고 to-do 리스트를 작성한 후 매일 시간 단위로 일정 조절을 한다. 물론 언제나 있는 변수에는 유연하게 대처하고 변화하지만 프리랜서에게는 이런 가이드라인을 잡으면서 행동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프리랜서 생활을 할 때는 확실히 자유로웠지만, 그만큼 불안정했다. 어떤 형태로 일을 할 것이냐에 정답은 없지만, 자신을 잘 알고 성향과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선택을 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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